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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자립준비청년 에세이집 《나의 단어》 다섯 번째 이야기 “준이의 단어, 도전”
2025.07.25
나의 단어》는 홀트아동복지회의 자립준비청년 자조모임 지원사업 ‘위드유 커뮤니티’의 결실로 제작된 에세이집입니다. 5명의 자립준비청년들은 세방이의순재단의 후원으로 진행된 위드유 커뮤니티를 통해 함께 성장하며 자신만의 이야기를 담아냈습니다. 이번 에세이는 그들의 소중한 추억과 행복한 경험, 꿈과 다짐이 담긴 글들을 소개해온 이번 시리즈의 마지막 이야기입니다. 세상으로 나아가는 5명 청년들의 힘찬 비상을 응원해주세요.
01 ❘ 내가 만들어가는 길

대학 4학년 여름방학,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지원했던 기업에서 최종 합격 소식을 들었다. 서류전형, 적성검사, 실무진 면접, 외국어 면접까지 높은 경쟁률을 뚫고 한 번에 합격한 것이다. 기대하지 않았던 결과였기에 주변의 축하 속에서 부랴부랴 아르바이트를 정리했다. 그리고 스물다섯의 나이에 첫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그러나 마음 한편엔 새로운 도전에 대한 갈망이 있었다. 안정적인 삶도 중요했지만, 내가 만들어가는 길을 걷고 싶었다. 결국, 이듬해 새로운 꿈을 위해 창업을 했다.
02 ❘ 출발선에서 마주하게 된 차가운 현실

학생 때와 직장을 다니며 착실히 모아뒀던 돈으로 시작했고 공동창업이어서 든든했다. 그러나 현실은 너무 달랐다. 우리는 창업하고 많은 난관과 잔인한 고통의 시간을 겪어야 했다. 사업은 생각보다 훨씬 어려웠다. 한 달 매출이 100만 원을 넘지 못하는 날이 많았고, 그마저도 사무실 임대료와 공과금을 내고 나면 남는 돈이 없었다. 생계를 위해 부업을 해야 했고, 점심값조차 부담스러워 도시락을 싸다니기 시작했다. 공동대표인 형은 수개월간 추운 겨울에도 새벽 4시에 일어나 물류창고에서 택배 상하차를 마치고 오전에 사무실로 출근하며 종종 코피를 쏟곤 했다.
지자체나 기관에서 진행하는 외부 행사에 참석하면 자연스럽게 커피 스틱과 과자를 챙기는 것이 습관이 되었다. 조금이라도 생활비를 아끼기 위해서였다. 동시에 나의 자존감도 점점 바닥으로 떨어졌다. 무엇보다 힘들었던 건 몸과 마음이 힘들어도 기댈 곳이 없다는 외로움이었다. 함께하는 형도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기에 나의 힘든 감정을 쉽게 털어놓을 수 없었다. 서로가 버티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위로가 되었지만, 그만큼 더 깊은 고립감을 느꼈다. 지친 몸을 이끌고 퇴근해도 기다려주는 가족도, 친구도 없었다. 어두운 방이 나를 반겼고, 그런 날엔 조용히 눈물을 삼키곤 했다.
03 ❘ 작은 변화, 다시 시작된 희망

하루하루를 버티며 살던 중, 작은 변화가 찾아왔다. 국내 대표 창업 플랫폼인 청년창업사관학교에 최종 합격한 것이었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에서 운영하는 이곳은 창업교육, 투자유치, 경영전략 등 다양한 지원을 제공하며 무엇보다 창업자 간의 네트워킹을 형성할 기회를 주는 곳이었다.
창업을 준비하면서 우리는 수많은 정부 지원사업과 행사에 도전했다. 번번이 탈락하며 좌절하기도 했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그리고 마침내 한 번 더 일어설 기회를 잡게 되었다. 그 순간, ‘이제 다시 도전할 수 있다’는 희망이 생겼다. 더 이상 무기력하게 주저앉아 있을 수는 없었다. 사업이란 끝없는 도전과 배움의 연속이며, 불확실성 속에서 길을 찾아야 하는 과정이라는 걸 이제야 실감하게 되었다.

사업이 안정되었다고 말하기엔 여전히 가야 할 갈 길이 멀고, 배울 것도 많다. 때때로 불확실한 미래 때문에 과거로 돌아갈까 두렵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내 힘으로 무언가를 창조하고 만들어간다는 사실이 나를 설레게 한다. 실패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과 기대감이 공존하는 삶이지만, 그 자체가 내가 선택한 길이다.
도전으로 인해 안전한 바닥은 사라졌지만, 동시에 나를 가두는 천장도 사라졌다. 그렇기에 추락하지 않고 비상하고 싶다. 남들이 보기에 별것 없고 작은 사업일지라도, 적어도 나는 ‘도전했다.’ 그리고 위험을 무릅쓰고 나의 자유롭고 온전한 자립을 위해 ‘살아가고 있다.’ 그렇기에 부끄럽지 않다. 그리고 그 끝은 나의 온전한 자립이다.
04 ❘ 나는 꿈을 좇는 젊은 청년 창업가

창업을 통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고, 많은 사업가의 이야기를 들으며 배움을 얻었다. 모두가 각자의 방식으로 고군분투하며 살아가고 있었다. 나는 그런 과정 속에서 작은 시작이더라도 끝은 창대하리라 믿는다. 우리 자립준비청년들의 삶은 표면적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다. 부끄러움과 사회적 편견 속에 숨겨져 있다. 우리는 공허함과 결핍을 숨긴 채 멀쩡한 척 연기하며 살아간다. 나는 한쪽 눈을 가리면 부모의 죽음을 목도 후 불쌍한 고아로 가난과 함께 살아왔던 사람이지만, 다시 한쪽 눈을 가리면 고등교육과 사회의 의무 또한 훌륭히 마치고 회사 생활도 경험한 꿈을 좇는 젊은 청년 창업가다.
내 안에는 결핍과 도전이 공존한다. 온전함 속에 불온전함도 함께 숨 쉰다. 그래도 그 모든 것을 품고 내 삶을 스스로 채워나가는 어른이 되길 희망한다. 사회에서 이름 붙여준 ‘자립준비청년’이 아니라 스스로 독립한 ‘자립청년’이 되길 희망한다. 내가 그렇고 이 땅의 모든 준비청년들이 그랬으면 좋겠다.


